-자녀가 유아라면, 인테리어 포기하고 당분간 막 쓰는 매트에서 마구 흘리고, 그리고, 만들고 하시는 게 나아요.
-자녀가 통제 가능한 연령대라면, 단순히 뛰는 것말고 걷는 소리로 인한 층간소음 방지 효과를 내고 싶으시다면, 한번 해보세요.
-구체적 내용은 스크롤을..
10살, 5살 아들 둘을 키우는 나는, 작년 이맘때 2층으로 이사를 했다. 1층에서 마음껏 뛰다가 2층으로 이사를 가니 층간소음이 여간 걱정되는 것이 아니였다.
■ 시공사 선택하기
거실과 복도에 층간소음 매트를 시공하기로 했다. 폭풍검색과 후기란 후기를 다 읽고 전화도 여러군데 돌려봤었는데 케어매트 가격이 가장 합리적이란 생각이 들어서 선택했다. 대부분 재질은 비슷한데 브랜드값도 있는 것 같고 가격차이가 몇 십만씩 나서 좀 놀랐다.
34평이었고 미니멀로 짐이 거의 없어서 (소파도 없음) 거실과 복도를 다 깔았다고 볼 수 있다. 그때 가격이 120만원이 조금 넘었다. 매트값에 시공비 몇 만원이 포함된 금액이었다. 시공비가 별도인줄 몰랐는데 가격 문의할 때 잘 확인해야한다.
■ 시공 완료
1년된 매트 모습이다. 만약 깨끗하게 느껴진다면 규칙 몇 가지를 꼭 지켜야 한다. (정답은 맨 아래에!)
선택한 색깔은 '크림스톤'이었다. 누리끼리하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갈색바닥을 가려줘서 오히려 화사하고 깔끔한 느낌이 들었다. 시공이 끝난 후 깔끔함과 화사함을 유지하고 싶은 마음이 컸지만, 나에겐 아들이 둘이나 있다!
시공이 끝나고 물었다. "색연필 같은 거 묻으면 잘 지워지나요?" "아뇨. 안지워집니다. 안 묻게 조심하세요."
헐...헐... 헐... 그걸 이제서야 말해주다니..
그렇다. TPU 재질 매트의 가장 큰 단점은 '안 지워진다는 것'이다. 또한 쉽게 '물든다'
색연필.. 사진엔 없는데 노란색 클레이 조각을 아주 잠깐 내려놨는데 바로 물들었다. 클레이 이용 절대 금지다.
이건 지인에게 받아온 알파벳 자석블럭을 닦아서 바닥에 두었는데 그곳에 묻어있던 싸인펜이 그대로 매트에 물이 들어버렸다.
실제보면 훨씬 진하게 얼룩덜룩
주방으로 들어가는 부분은 끝선이 경사지게 잘 처리되어 있다. 주방도 할까말까 했는데 안하길 넘나 잘했다! 아이들이 음식 흘리면 매트에 모두 물들어서 내가 스트레스 받았을 것 같다.
주방 입구와 달리 방문과의 경계는 경사지게 할 수 없었다. 공간에 맞춰 매트를 잘라야했기 때문이다. 5살 꼬마가 발에 걸려 넘어지지 않을까 걱정했는데 1년 동안 걸려넘어진 적은 없으니 큰 문제는 안되는 것 같다. (처음엔 이 부분도 어찌나 신경 쓰이던지..) 그런데 1년이 지나니 이 부분은 닳아서 껍질부분이 벗겨지기 시작했다. 방문과 경계인 부분은 대부분 벗겨지기 시작했다.
매트와 매트 사이의 공간도 조금씩 벌어지고 있다. 고로.. 그 사이로 때가 끼기 시작하고 청소가 번거로워지고 있다. 참고로 청소도 그리 쉽지 않다. 밀대에 부직포 끼워서 먼지라도 자주 닦을 생각이었는데 부직포가 잘 안 밀린다. 물걸레 청소기로 가끔 돌리면 구정물이 나오는데 어쨌든 나무바닥처럼 매끄럽지 않아 청소가 쉽지 않다.
돌아보면 어떤 매트의 청소가 쉬웠나 싶다. 아이 키우면서 여러가지 매트를 써보지만 매트는 그냥 다 불편하다. 빨리 커서 매트 치우고 살았으면 좋겠지만... 클수록 더 뛰는 탓에 필로티로 이사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 층간소음 방지 효과
사실 매트를 깔고 밑에 집에 직접 물어보지 않는 이상 소음 방지 효과가 있는지 알 수 없다. 괜히 물어봤다가 '시끄럽다'는 말이 들리면 더 짜증날 것 같아 물어보지도 못한다. 직접 물어봤다는 지인의 말을 빌리면 매트 시공해도 뛰면 잘 들린다고 했다고 한다. (아파트마다 층간소음 정도가 다르니 보편화하기 어렵다.)
그런데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게 있다.
나는 1층에 6년 살다가 2층으로 이사갔다. 그래서 확실히 느낀다. 공기의 울림이 다르다는 것!
매트에서 쾅쾅 걸으면 같이 있는 사람도 소리가 울리는 것을 느낄 수 있다. 1층에서는 아이들이 공룡처럼 걸어도 소리가 흡수되서 울린다는 느낌은 전혀 없었다. 그냥 큰소리가 시끄러울뿐 ㅡㅡ;;
그러나 2층은 소리가 '울린다' 층간소음에서 사람을 힘들게 하는 게 바로 '울림'이다. 걷는 행위만으로도 싸움이 나는 경우가 많다고 하니 조심하는 차원에서 매트를 깔고 조용히 '걸으라고' 교육 잔소리를 할 수밖에 없다.
어쨌든 드라마틱한 효과를 기대하고 시공하는 것은 금물이다.
오히려 이 매트를 깔면 좋을 사람은 잘 뛰는 아이들보다 노인분들일 것 같다. 적당한 쿠션감이 걸을 때 무릎을 편안하게 해준다. 주방의 딱딱한 마루바닥을 걸을 때와 거실의 매트 위를 걸을 때의 차이는 매우 크다. 아이들 일반 놀이매트와도 확연히 다른 편안함이 있다.
■ 시공하고 싶으세요? 깔끔하게 유지하고 싶으세요? 규칙을 세워야 합니다!
1. 매트에서 클레이, 색연필, 싸인펜 기타 등등 미술용품 사용금지 (미술놀이 좋아하는 집 비추비추)
2. 모든 음식은 주방 식탁에서 해결, 들고 돌아다니는 행위 금지 (식습관 자리잡지 않은 집 비추비추)
3. 손님 초대 자제, 어른 위주로 초대할 것 (아이들 초대 많은 집 비추비추)
나는 10년 동안 아이들 매트 들어 청소하는 일이 징글징글했다. 그래서 새로 이사한 집에서는 바닥매트를 시공해서 인테리어 효과도 내고, 청소도 더 편하게 하고 싶었다. 그런데 막상 시공을 하고보니 집에 규칙을 완벽하게 세워놓지 않으면 오히려 더러운 붙박이 바닥매트를 보고 살아야 할 판이었다.
거실을 신주단지 모시듯 조심히 쓰고, 아이들에게 못하게 하는 게 많아지는 나를 보며 이건 아니다 싶었다. 그래서 규칙을 정하게 되었고, 아이들이 새 집의 새 규칙이라 그런지 생각보다 잘 따라줬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우리 아이들은 미술에 별 관심이 없고, 펜도 잘 안잡는다. (글씨쓰기 더럽게 싫어함.) 큰 아이가 11살이 되면서 자기방 이용이 많아졌고, 어쩌다 함께하는 미술놀이는 주방 마루바닥에서 편하게 한다. 첫째는 닌자처럼 뛰는 걸 연습해서 소리가 안나게 뛰는 법을 연구했고, 둘째는 시끄러운 놀이는 매트에서 하는 습관을 들였다.
생각해보니 이 매트의 큰 장점 중 하나는 장난감 떨어뜨리는 소리가 안 난다는 것이다. 마루바닥에 떨어지면 엄청 시끄러운데 매트 위에선 편하게 놀 수 있다.